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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4-30 20:05
공경 (하)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3,504   추천 : 0  


지난 주 필자는 여러분들께 공경(恭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공경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생각하게 된 계기는 호주의 한인 이민역사가 50년을 넘기면서 우리의 1.5세대나 2세대들 중 많은 분들이 이제는 중년의 나이로 시드니 한인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필자 역시 이제는 자녀들의 시집장가를 걱정할 정도로 나이가 들면서 40년이 훌쩍 흐른 이민 초창기 부모님과 같이 고생하던 시절이 떠 올랐습니다.

한국식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하던 시절 김치라도 해 먹으려 프래밍턴 시장에 나가 이름도 모르는 채소를 사다 김치와 비슷하게 해서 연습(?)하던 시절부터 아직도 백호주의 사상이 남아 있어 인종차별의 주인공으로 그런 울타리를 벗어 나려면 무조건 공부에 전념하라는 부친의 말씀까지 주마등처럼 필자의 머리를 스치기에 지난 주 공경에 대한 주제로 서론을 시작하였습니다.

항상 힘 넘치고 ‘무소불위’할 것 같던 부친도 연세가 들어 이제는 과거에 보지 못했던 친화적(?)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필자 역시 어느 순간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서 부친의 얼굴이 떠 오르면서 이젠 저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실감하였기에 40년 전 필자가 겪었던 질풍노도의 경험담을 우리의 2세들에게 감히 인생의 선배로 들려 주고 싶은 마음에서 ‘공경’이란 주제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26년간 시드니 한인사회에서 칼럼을 쓰면서 이번과 같이 서론이 길었던 적은 없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지난 주 필자가 여러분들께 드린 말씀 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호주에서 자란 우리의 2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해석하는 기술(?)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가령 그들이 부모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한 경우 부모와 자신은 (비록 호주에서 살지만) 한국인이기에 조건없는 내리사랑으로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비록 호주에서 태어난 우리의 2세들이라도 이런 내리사랑(?)이 당연하다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반대로 부모님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 상황이나 아니면 자신을 의지하려는 부모들에게 여기는 호주지 한국이 아니라는

식으로 호주식(?) 생활방식을 강요하거나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라는 얄미운(?) 주장을 하는 이중적 잣대에 대한 이야기도 해 드렸습니다.

즉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한국식 스타일’과 ‘호주식 스타일’로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는 우리의 2세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은 “그들의 이기주의적 싸가지”이지 절대로 호주식 혹은 한국식 스타일이 아니라는 필자의 사견도 첨언을 하였습니다.

이제 호주의 우리 이민역사가 50년이 넘게 흘렀다고 들었으며 이민 1세대 원로분들 중 이미 많은 분들이 작고를 하셨거나 아직 살아 계셔도 연세가 80-90을 넘기신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이민 1세대 중 가장 젊은 부모님들도 이제는 연세가 70을 넘어 80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언제부터인가 이 분들의 노고를 잊은 체 시드니 한인사회의 젊은이들이 이 분들을 ‘뒷방 늙은이’ 취급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언제 어디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도 이런 경험을 하였습니다.

천년만년 젊을 것만 같은 우리의 한인 2세들도 세월이 흐르면 ‘세월의 무상함’을 피부로 느낀다는 점입니다.

과거 어느 인터넷 기사에서 “...너 늙어봤니? 나 젊어봤다...”라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천방지축 새파란 젊은이가 나이든 노인을 경멸하며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상황에서 중년의 한 신사가 그런 무뢰한 젊은이에게 연세가 지긋한 분의 입장에서 모든 정황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가 자네의 귀에는 들어 오지 않겠지만 언젠가 오늘의 대화가 젊은이의 마음에 와 닿는 날이 올 것이요. 그땐 꼭 오늘을 기억해 주시구려. 허허허 나 말이요? 젊은이는 늙어 보셨오? 난 젊어 보았소...”

갈수록 경제적 부(富)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측정하는 ‘물질만능주의’ 세태로 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부모를 공경하고 주변의 어른들을 공경할 수 있는 그런 인격의 소유자로 우리의 자녀를 키워야 하겠습니다. 그런 그날까지 우리 모두 노력하는 시드니 한인사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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