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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27 17:40
아날로그와 디지털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1,667   추천 : 0  


오늘의 주제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언급하면서 필자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아날로그 세대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걸렸던 시간은 0.1초가 넘지 않았습니다.

구(舊)세대와 신(新)세대를 이분화할 경우 보통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구분을 많이 하는데 이제는 이런 변화를 모든 분야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주권을 취득하면서 가장 먼저 확인했던 것 중의 하나가 여권에 붙이는 주황색 영주권 스티커였습니다. 암행어사 마패와 같은 영주권 스티커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멋없는 A4용지로 변한 것이 엇그제 같은데 이제는 이민성 인터넷 어딘가에 저장된 시스템으로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 영주권을 취득한 부모님 세대 노인분들께 영주권 취득에 대한 이민성 편지만을 전달할 경우 그 감흥(?)이 상당히 줄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마전에는 앞으로 운전면허증도 현재의 모습에서 핸드폰에 저장하는 인터넷 면허증으로 바뀐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갈수록 디지털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또 과거에는 민형사소송을 하면서 해당 서류들을 3-4부씩 복사하여 직접 법원에 접수를 한 후 한부는 법원용으로 다른 한부는 원고측 변호사용 그리고 또 다른 한부는 피고측 변호사용 등으로 당사자들에게 송달을 했으나 이제는 왠만한 서류는 무조건 인터넷으로 접수하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과거에는 의문점이 있는 경우 이민성을 방문하여 어느 정도 이에 대한 해소를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모든 절차를 인터넷으로 그리고 직접 이민성을 방문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과거 성격이 급한 의뢰인들의 경우 해당 기관에 동행하여 필요한 서류를 그 자리에서 같이 접수를 해야 마음이 편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절차를 모두 인터넷으로 사무실에서 할 수 있어 시간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많은 편리함은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이런 디지털의 변화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다행히 필자의 뒤에는 저와 같이 10년을 동고동락한 시드니대학 후배 변호사가

있기에 이런 흐름에 뒤쳐지지는 않으나 그래도 왠지 빛바랜 흑백사진에 더 정감이 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한 사람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얼마 전까지도 직접 서로 얼굴을 보며 마무리를 했던 부동산 매매 계약도 이제는 각자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합니다.

구매자의 변호사는 본인의 사무실에서 매도자의 변호사는 그 사람의 사무실에서 은행융자를 담당하는 은행측은 은행측 사무실에서 서로 인터넷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매매를 마무리하는 과정이 편리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인터넷 위주로 흘러 가는 것 같아 사람냄새가 그립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가 젊은 변호사들에게는 반가울지 몰라도 필자와 같이 중고(?) 법조인들은 (전적으로 제 입장에서) 해당 법원을 직접 방문하고 필요한 서류를 그 자리에서 제출하면서 같이 동행한 의뢰인과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옛날 스타일을 더 선호합니다. 또 같은 상담이라도 이메일이나 전화로 주고 받는 것이 아닌 직접 의뢰인과 마주 앉아 나누는 아날로그 방식을 더 좋아합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솔직히 필자의 경우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지만) 모든 신상명세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즉 그 사람의 가족관계에 대한 것이며 학력에 관한 모든 것 그리고 자격증이나 전과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한 곳에 모아 해당기관을 일일히 찾아 다니며 서류구비를 하는 것이 아닌 필요시 본인의 비밀창고(?)로 접속하여 거기서 필요한 서류들을 자신이 보내고자 하는 기관이나 업체로 바로 보내는 제도라고 들었습니다. 분실이나 위조를 방지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제도에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몰라도 저는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옛날방식을 아직도 더 그리워 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싫던 좋던 우리의 곁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단 하나 갈수록 메말라가는 현실에서 그래도 옛것을 추억하며 살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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