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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9-21 16:19
오상방위 (상)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2,443   추천 : 0  


혹시 오상방위(誤想防衛)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필자는 이 주제로 여러분들과 정치적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닌 얼마 전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에 새롭게 임명된 조국 교수가 과거 서울대 교수시절 회자되는 일명 ‘현암사 오상방위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였습니다.

호주에서도 ‘오상방위’를 알고 계시면 ‘유익한 정보’라는 생각에서 오늘의 주제로 정해 보았습니다.

우선 ‘정당방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오상방위’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당방위(正當防衛)란 말 그대로 “본인 혹은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행하는 가혹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어로는 ‘Self-defence’라고 하며 설령 가해자에게 육체적 해(害)를 가하는 경우도 가능합니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 질문으로 어느 정도의 해(害)가 적정치(適正値)라고 보시는지요?

필자가 기억하는 과거 사건들 중에 연세가 많은 노인의 집에 강도가 들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새벽에 이 노인의 주택에 침입한 강도는 잠을 자던 노인을 깨워 폭력을 행사한 후 금품을 훔쳐 집을 나가려는 순간 이 노인이 쏜 공기총에 등을 맞아 사망하게 됩니다.

그 후 경찰조사에서 대문을 향하던 강도를 (비록 강도라 하더라도) 뒤에서 공기총을 쏜 행위를 정당방위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과잉적 행위로 간주해야 하는지 호주의 여론이 찬반으로 갈렸던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대다수 국민들은 비록 약간의(?) 과잉적 행위로도 볼 수 있지만 새벽에 자신의 주택에 침입한 강도에게 폭행을 당한 노인이 그런 상황에서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여론으로 결국엔 ‘정당방위’로 그 사건은 막을 내렸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오상방위’에 대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오상방위란 객관적으로 정당방위의 모든 요건들이 구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오인하여 행한 방위행위”를 말합니다.

가령 캄캄한 밤길에 인상이 험악한(?) 행인을 강도로 착각해 상해를 입힌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또 상기 노인의 주택침입 사건에서 만약 노인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보기에 불필요한 과잉적 대응이 있었다는 검찰의 기소 소견이 있을 경우 ‘오상방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호주도 정당방위인 ‘Self-defence’인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가한 적당한(?) 해(害)는 죄가 없다고 하나 ‘불필요한 과잉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견이 있을 경우 ‘Excessive self-defence’라 하여 유죄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이제는 오늘의 주인공인 ‘현암사 오상방위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조국 교수의 서울대 시절인 2007년 1학기 법조인의 필수코스인 ‘형법총론’ 강의에서 그 전설(?)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형법총론’이란 형사법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분야이며 ‘현암사’는 대한민국의 각종 국가고시에 사용되는 시험용 법전 및 참고서를 만들어 납품하는 출판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당시 조국 교수는 ‘위법성 전제 사실에 대한 착오’와 관련된 사법고시 단골 기출문제인 ‘오상방위’에 대한 질문을 학생들에게 하였다고 합니다.

조 교수는 살인사건을 사례로 제시하며 한 학생에게 “갑의 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자 그 학생은 머뭇거리다 “살인죄인 것 같습니다"라는 오답을 하고 조 교수는 “그러면 안 돼. 법률가는 조문에 근거해야 한다”는 훈계를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문제를 삼았던 것은 조 교수의 다음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오답을 지적한 조 교수는 바로 자신이 갖고 있던 현암사 형법전을 찾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조 교수는 자신이 질문한 문제의 조문을 법전에서 찾지 못하자 “법전이 잘렸나? 이 법전이 파본인가? 혹시 현암사 말고 다른 법전을 갖고 있는 학생은 없나?”라며 학생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수업을 멈추고 계속 형법전을 찾는 것을 보다 못한 한 여학생이 “교수님 오상방위 조문은 형법전에 없습니다”라는 지적을 하였다는 것이 지금의 ‘현암사 오상방위 전설’입니다.

이 사건을 전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정당방위’와 함께 ‘오상방위’는 ‘형법총론’의 가장 기초적 기본상식이라고 하는데 형법총론을 강의하는 교수가 그런 기초적 지식도 몰랐냐는 것이 지금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필자는 여기서 이에 대한 찬반토론을 하려는 것이 아닌 혹시 여러분께서도 이런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정당방위’에서 ‘오상방위’로 몰릴 수도 있기에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오상방위’의 해결방법을 같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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