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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05 14:35
오상방위 (하)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1,371   추천 : 0  


지난 주 필자는 오상방위(誤想防衛)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잠시 그 내용을 복습한 후 오늘의 내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주 필자는 ‘오상방위’가 우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로 얼마 전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조국 교수가 과거 서울대 교수시절 회자되었던 일명 ‘현암사 오상방위 전설’이 그 시작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선 ‘오상방위’를 언급하기 전 정당방위(正當防衛)가 무엇인지 아셔야 ‘오상방위’를 쉽게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정당방위’는 말 그대로 “본인 혹은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상대방에게 행하는 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어로는 ‘Self-defence’라고 하며 이런 행위에 육체적 해(害)도 포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어느정도의 해(害)가 적당한 선인지 객관적(?)으로 가름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나를 때릴 경우 ‘정당방위’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을 불구로 만든다면 이는 불필요한 과잉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 필자는 연세가 많은 노인의 집에 강도가 들었던 사건을 말씀드렸습니다. 새벽에 잠을 자던 노인을 폭행한 후 금품을 훔쳐 도망가려는 강도를 이 노인이 뒤에서 공기총을 쏘아 사망하게 한 사건입니다.

그 당시 비록 강도라 하더라도 집을 나가려는 사람을 뒤에서 쏜 행위가 정당방위인지 아니면 과잉적 행위로 간주해야 하는지 호주의 여론이 찬반으로 갈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 혼자 사는 집에서 강도에게 폭행을 당한 후 그런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노인들이 얼마나 되겠냐는 국민적 여론으로 결국엔 ‘정당방위’로 그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오늘의 주인공인 ‘오상방위’는 “정당방위의 모든 객관적인 요건들이 구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오인하여 정당방위로 착각을 하면서 행한 방위행위”를 뜻합니다. 캄캄한 밤길에 인상이 험악한(?) 행인을 강도로 착각한 사람이 이 행인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할 경우 이것은 ‘오상방위’에 해당됩니다.

호주의 경우에도 ‘정당방위’를 ‘Self-defence’라 하여 상대방에게 가한 적당한(?) 해(害)는 죄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견이 있는

경우 ‘Excessive self-defence’라 하여 ‘오상방위’로 유죄를 받을 가능성도 많습니다.

종종 필자의 사무실을 찾는 분들 중에 ‘정당방위’라는 주장을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불필요한 과잉적 행위로 상대방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피의자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럴 경우 담당 경찰이나 검찰측과 ‘오상방위’와 ‘정당방위’의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타협점이란 가령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 증거들이 많은 경우 그런 방향으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야 하겠지만 만약 누가 보더라도 상대방에게 행한 해(害)가 “너무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엔 이에 대한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NSW주(州) 형사법에는 ‘Plea Bargaining’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즉 본인의 죄를 어느정도 인정할테니 이에 대한 댓가(?)로 선처를 해 달라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의 죄를 인정할테니 상대방의 ‘심각한 부상’을 ‘단순 부상’으로 혹은 내가 행한 행위를 ‘의도적 폭행’에서 ‘단순 폭행’ 등으로 깎아 달라는 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필자가 이 지면을 통해 형사소송에 대한 칼럼을 쓰면서 이런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가령 주범으로 몰린 피의자가 공범의 신상명세를 알려주는 댓가로 나의 형량을 깎아달라고 할 때도 이런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인 ‘오상방위’에서도 본인의 과잉적 대응으로 상대방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경우 비록 ‘정당방위’를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정황이나 사유 등을 언급하면서 이 제도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느 듯 시드니에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향기가 완연합니다. 최근들어 시드니 한인사회에도 강력범죄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죄를 지었을 경우 그에 대한 죄값은 당연히 받아야 하겠지만 종종 억울한 누명이나 본인의 죄값보다 더한 고통을 받는 분들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우리 선조들의 명언과 같이 혹시라도 여러분이 처한 상황이 위에서 언급한 것과 유사하여 ‘정당방위’와 ‘오상방위’의 경계선을 넘나들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되시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되시고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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