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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2 12:02
돌발상황 (하)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1,720   추천 : 0  


지난 주 ‘돌발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으며 오늘은 그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지난 주 하이라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자는 과거 저만의 ‘돌발상황’으로 대학시절 시험장으로 가는 도중 자동차가 고장났던 상황이나 밤을 새워 벼락치기(?)를 한 후 정작 시험 당일엔 늦잠을 잤던 끔찍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또 처음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면서 타주(他州)의 법원으로 가기 위해 시드니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도중 비행기의 연착으로 재판에 늦을 뻔 했던 말씀도 해 드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멀리 가는 경우 항상 하루 전에 출발하는 노하우(?)를 발휘하곤 합니다.

지금이야 이런 추억(?)들을 웃으며 회상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들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면 지금의 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는 재판에서도 가끔씩 그 주인공(?)으로 등장을 합니다.

지난 주 필자는 과거 가장 기억에 남는 제 의뢰인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영적(?) 방향을 제시하는 무속인의 전화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피의자가 떠 올랐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인의 혐의에 대해 필자와 상의를 하는 상황이 아닌 자신에게 영적 조언을 주는 그 분(?)의 지시에 따라 결정을 하겠다며 재판까지 지연시킨 그 의뢰인이 제가 기억하는 ‘돌발상황’의 왕중왕(王中王)이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 외 법원과 관련된 다른 추억(?)으로는 증언석에 올라간 후 예상하지 못한 핵폭탄급 진술로 모든 상황을 불리하게 만들었던 증인이 생각납니다.

또 종종 증인의 진술이 통역사를 통해 의도와 다르게 직역(?)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험이 많은 통역사의 경우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공감이 가는 뉘앙스로 통역을 하는가 하면 반대로 어딘가 2% 정도 부족하다는 느낌의 통역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또 간혹 재판에 배정된 합리적인 재판장님이 건강상 혹은 개인적인 신상의 문제로 깐깐한 판사님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돌발상황’의 부작용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깐깐한 재판장에서 합리적인 재판장님으로 바뀌는 행운도 가능합니다.

과거 필자의 경우 깐깐하기 그지없다는 재판장에서 관대하다고 소문난 분으로 바뀌였던 경우가 기억납니다. 그 당시 연일 필자의 의뢰인에 대한 기사가 일간지를 도배하던 상황에서 가장 관대하다고 소문난 판사님으로 바뀐 행운은 지금까지도 가장 행복했던 ‘돌발상황’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도 이민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우선 관광비자로 호주입국을 하려던 분이 시드니 공항에서 어떤 이유(?)였는지 입국을 거부당했던 사례가 떠 오릅니다.

혹시 여러분은 시드니 한인사회와 관련하여 이런 극적인 ‘돌발상황’으로 무엇이 생각나시는지요?

아마 영주권과 관련된 ‘457비자’의 잠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몇 년 전 하루아침에 호주 이민부의 결정으로 더 이상 457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돌발상황’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는지요?

그 당시 필자의 의뢰인을 비롯한 많은 한인들이 457비자를 준비하시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정부의 방침으로 그래서 영주권으로 가는 길이 더 멀어진 ‘돌발상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시드니 한인사회의 아픈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외 ‘유학 후 이민’을 꿈꾸던 많은 우리 유학생들의 경우 갑자기 요리사나 미용사 등이 부족직업군에서 사라져 버린 현실도 시드니 한인사회의 가혹한 ‘돌발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던 시드니의 부동산 가격상승과 과잉 투자열기를 잡겠다며 전격 시행한 정부의 은행융자 제한 및 비영주권자의 취득세 인상 등도 역시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나열하자면 우리 주변엔 언제나 이런 ‘돌발상황’이 존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가항력적 ‘돌발상황’은 어찌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인위적으로 발생 가능한 돌발상황(?)은 미리 여유를 갖고 꼼꼼한 준비를 하셔야 할 듯 합니다.

이런 ‘돌발상황’들 역시 큰 그림으로 여러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나의 관문으로 생각하시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감히 드릴 수 있는 조언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우리 옛선조들의 지혜입니다. 좋은 주말되시고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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