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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04 19:36
판례와 인용 (상)
 글쓴이 : 송경태
조회 : 998   추천 : 0  


지난 주 필자는 ‘대법원 판례’라는 주제로 한국과 호주의 대법원에 대한 설명을 잠시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모든 민형사 사건을 취급할 수 있는 대법원 외에 ‘헌법해석’을 요구하는 사건만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말씀도 보너스(?)로 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호주는 왕(王)대법원 격인 ‘High Court of Australia’라는 기관에서 주정부 그리고 연방정부와 관련되는 모든 소송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심지어는 한국식 헌법재판소에서 다뤄야 하는 ‘헌법해석’에 대한 재판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 전에 있었던 새로운 대법원 판례에 대한 말씀으로 칼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우리의 큰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사건의 흐름과 전개가 시드니 한인사회에서 유사하게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아니 유사한 정도가 아닌 피고가 시드니 한인에서 호주 원주민으로 바뀐 것만 제외하고는 100%의 싱크로율을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드니 한인사회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경우 영주권자인 교민이 전과자가 되면 호주 이민부는 상황에 따라 “호주의 법을 준수하는 시민으로 부적격한 사람”이라 하여 그 영주권자를 본국(?)으로 추방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필자의 의뢰인 중에서도 이런 추방령으로 행정법원이나 연방법원 혹은 그 상급법원으로 재심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유사한 상황에서 추방의 위기에 놓인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정도로 이런 상황은 시드니 한인사회에 비일비재하게 많습니다.

호주에서 시민권자로 살아 가시는 경우는 다르겠지만 영주권자의 신분으로 위법을 자행할 경우 이런 위험부담이 있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과거 필자의 의뢰인 중 이런 상황에 있던 일명 ‘스파이더맨’이라는 한국계 젊은 청년이 생각납니다. 절도를 하면서 건물의 벽을 잘 오른다 하여 붙여진 별명입니다.

제가 변호사 초년병 시절의 사건으로 이 청년의 경우 어릴 적 호주로 와서 집안의 가정불화 등으로 나쁜 친구들과 사춘기를 보내며 몇 차례 범죄의 전과가 있었습니다.

그 후 호주 이민부는 영주권자였던 이 청년을 한국으로 추방시키겠다고 하여 필자의 사무실에서 그런 결정은 ‘너무 가혹하다’는 논리로 이민부의 마음을 움직여야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다행히 지금도 호주에 살고 있는 이 청년도 이제는 불혹의 나이가 넘었을 것이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필자가 장황하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최근 대법원에서 ‘4-3’으로 내려진 판례가 이 청년의 사건과 너무나 동일한 하지만 피고가 원주민이라는 점만 다릅니다.

우서 이번 대법원의 사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뉴질랜드 국적의 호주 원주민이 호주에서 영주권자로 살고 있습니다. 비록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지만 이 피고의 조상들은 모두 호주 원주민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뉴질랜드 국적의 피고가 호주에서 영주권자로 살아 가면서 몇 차례의 형사처벌 등으로 전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범죄 기록을 근거로 호주 이민부는 호주 원주민을 본국(?)인 뉴질랜드로 추방시키려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런 추방령에 불복한 호주 원주민은 자신의 사건을 결국엔 호주 대법원에 호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2월 초 호주 대법원은 ‘4대 3’으로 이 원주민의 경우 비록 호주 시민권자는 아니지만 다른 이민자와 동일하게 취급을 하면 아니되며 호주 원주민의 경우 (비록 호주 시민권자가 아니였다 하더라도) 이 나라의 주인으로 그 자격(?)이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있다’는 판례를 남겼습니다.

반대로 이번 판례를 소수의 의견에서 본다면 대법관 3분은 ‘호주에 거주하는 국민은 누구나 동일한 권리가 있으며 호주 원주민에만 특별한 대우를 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즉 호주 원주민이라 하더라도 죄를 짓는 경우 본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논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4-3’이라는 판결로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호주 영주권자가 범죄에 연류될 경우 본인들의 본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많으나 호주 원주민의 경우 비록 시민권자는 아니더라도 호주에서 추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음 주에는 ‘판례와 인용’ 후편으로 시드니 한인들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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