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회원가입 |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Quality LED Signs
 
작성일 : 14-12-05 18:28
불법 체류자의 고통(2)
 글쓴이 : 신숙희
조회 : 4,601   추천 : 0  
 다음 날 바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변호사가 언질을 주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연락이 올 텐데 몇 달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 뒤 이스트우드 한식당에서 그 변호사를 보게 됐다. 케이스가 성공적이지 않아 아버지만 여기에 불법으로 남아서 일하고 나머지 가족은 모두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 학생의 경우를 통해 불법 체류자들이 겪는 고통을 생생히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엄마들이 당하는 고통은 더 큰 것 같았다. 다른 케이스의 엄마처럼 그 엄마도 거의 우울증에 시달린 듯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아버지가 명랑하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처음 도와준 가족도 아이 세 명에 엄마가 한국에서 어느 기독 종교단체에 가입했는데 조직적으로 헌납을 강요하며 협박을 견디다 못해 호주에 왔고 남편도 할 수 없이 동반했다. 남편은 전기수리공으로 일하고 부인은 청소를 했다. 그 뒤 영주권을 무사히 받고 난 후 엄마는 유방암에 걸려죽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이번의 경우도 부인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였고 수심과 삶에 찌든 고통의 표정이 역력했다. 없는 돈에 변호사 비용까지 들인 이 가족은 소송 실패에 얼마나 실망했을까. 더욱이 이제 청춘의 꿈을 꾸며 서너 개의 파트 타임 일자리로 의대 공부를 하려던 그 어린 여학생이 느낄 좌절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번 일을 통해 유학생들의 의대 입학 점수가 호주 본토 학생들보다 훨씬 낮아서 입학하기는 쉽지만 거의 5만 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 어린 여학생이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되더라도 반드시 먼 미래의 관점에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어린아이에게 무리한 요구이겠지만 돌이켜보면 잘 안 된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인 경우가 많다. 인생의 어떤 시련과 어려움도 나의 태도와 선택에 따라 발전적으로 삼느냐 아니면 불행과 고통으로 느끼는가는 오로지 그 여학생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소중한 가족이 한국에 다시 모여 경제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힘들지라도 호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로 내 조국에 이바지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한다. 한 치도 호주 정부와 검사, 한국 변호사 등을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부모를 존경하는 착한 딸로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반드시 이뤄지지만 때로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냥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며 산과 계곡을 지나는 심정으로 살기 바란다. 풍랑을 만나 격동하며 흐르기도 하지만 결국 조용히 은은하고 평화스럽게 흘러가는 인생의 흐름을 인식하고 살기 바란다. 강물을 거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무익한 것임을 깨달으며 .
 
불법 체류자들이 호주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호주에 사는 동안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영주권이 나오든지 안 나오든지 모든 것을 하늘의 뜻에 맡기고, 안 나와도 최선이요 나와도 최선이라는 태도를 가진다면 그 엄마들처럼 그리 힘들게 살며 고통을 자초하지 않을 것 같다.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느낄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영주권을 받은 자와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감사할 일만 있다는 태도를 지닌다면 어쩌면 이민자는 영주권이 있든 없든 영원한 불법 체류자일 수 있다. 크게는 영주권이 있어도 호주 법을 어긴 죄로 또는 양심의 법을 거스르는 사람들, 불법 체류자들을 괴롭히고 사는 한국인들, 그리고 작게는 호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는 한국인들, 어떤 이유에서든 마음의 괴로움을 짊어진 채 미워하고 원망하며 사는 사람들은 인생의 불법 체류자이다.
 
불법 체류자라도 주어진 여건에 감사하며 희망을 품고 살면 이미 불법 체류자가 아니다. 국법은 하늘의 법만큼 소중하다. 불법 체류자들은 한때 자신이 법을 어긴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를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나 자식들이 호주 사회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으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호주 정부가 살 수 있도록 허락한다. 영어를 잘하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올 것이다.
 
얼마 전 추석이 지났다. 추석은 영어로 'Thanks giving day'로 번역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수확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다. 우리의 노력으로 수확한 것은 그것대로 감사하고 또 비바람, 눈보라로 흉작을 거두고 피폐한 우리 인생에조차 감사하는 시간이면 좋겠다. 흉작에도 반드시 높은 이의 큰 뜻이 숨어있을 것이니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부부처럼 기꺼이 감사에 고개 숙일 수 있는 지혜를 갖기 바란다. 자녀들은 흉작을 한 부모들에게 겸손히 고개 숙여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바란다. 그것이 결국 우리가 배워야 할 인생의 교훈이기에....

 

 
 

Total 148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신간 안내 " 초보자 용 / 교습자 용 길따라 05-12 16174 0
공지 "신숙희 칼럼" 소개와 필자 길따라 03-14 26772 0
148 해바라기 당신 신숙희 04-15 4455 0
147 김상곤 교육부장관 자격있나?. 신숙희 07-29 3543 0
146 자유라는 이름으로 신숙희 07-19 1834 0
145 도덕, 상식과 정의에 기준한 새정부를 바란다 신숙희 05-23 7968 0
144 호랑이등에 탄 선거 신숙희 05-23 7754 0
143 누가 돌을 던질것인가?. 신숙희 02-01 5427 0
142 침묵하는 다수가 두렵다 신숙희 02-01 5569 0
141 한오백년 사자는 데 웬 성화요 신숙희 11-19 3400 0
140 사기를 당하셨나요? 신숙희 10-09 1893 0
139 서간도와 오지에 핀 들꽃 신숙희 07-29 3756 0
138 눈부신 한국 제자리 영어교육 (2) 신숙희 06-11 3118 0
137 눈부신 한국 제자리 영어교육 (1) 신숙희 05-15 3402 0
136 고마운 남편들 신숙희 04-16 3089 0
135 아름다운 하루의 꽃 (2) 신숙희 03-26 3364 0
134 아름다운 하루의 꽃(1) 신숙희 03-23 2177 0
133 가정폭력과 여성 인권 (2) 신숙희 02-13 4776 0
132 가정폭력과 여성 인권(1) 신숙희 01-25 3265 0
131 강력한 퍼포머(Power Performers) 가 되라 (2) 신숙희 12-06 2064 0
130 강력한 퍼포머(Power Performers)가 되라 (1) 신숙희 12-06 2352 0
129 좌파 · 우파와 비평의 원칙(2) 신숙희 11-21 2756 0
128 좌파 · 우파와 비평의 원칙(1) 신숙희 10-04 4258 0
127 아들과 푸른 사과 신숙희 08-16 7875 0
126 고향과 아이들 신숙희 07-21 3881 0
125 가정폭력과 여성 인권 (2) 신숙희 06-28 4520 0
124 가정폭력과 여성 인권(1) 신숙희 06-21 3315 0
123 강력한 퍼포머(Power Performers) 가 되라 (2) 신숙희 05-19 3088 0
122 강력한 퍼포머(Power Performers)가 되라 (1) 신숙희 04-21 3046 0
121 불법 체류자의 고통(2) 신숙희 12-05 4602 0
120 형제의 강 신숙희 11-21 4354 0
119 불법 체류자의 고통(1) 신숙희 11-21 5519 0
 1  2  3  4  5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수집거부  |  포인트정책  |  사이트맵  |  CONTACT US
    Copyright © 2000-2010 hojugiltara.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TECHW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