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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21 15:04
강력한 퍼포머(Power Performers)가 되라 (1)
 글쓴이 : 신숙희
조회 : 3,045   추천 : 0  
 최근 서너 명의 지인으로부터 김연아 선수가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심판들의 부당한 판정으로 일등을 놓친 것과 관련해 200만 명이 서명하면 재심사를 할 수 있으니 24시간 안에 서명해 보내라는 급한 메시지를 받았다. 당사자인 김연아 선수는 인터뷰에서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점수는 심판들이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언급해도 바뀔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이번 대회의 출전에 별 의미가 없다. 은퇴 경기에서 실수 없이 마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지만 참으로 성숙한 생각을 하는 스포츠 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연아 선수의 친한 친구 말에 의하면 김연아 선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컨디션이 좋을 뿐 대부분은 몸이 아프다고 했다. 그만큼 열심히 연습한 경기에서 심판의 부당한 판정을 받았지만 김연아 선수는 초연으로 심판들의 판정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였다. 말은 쉬워도 그렇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느낀다.
 
얼마 전 신문을 통해 미국 LA에서 두 명의 한인회 회장이 서로 회장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끌고 간 사건을 읽었다. 미국의 판사들이 봉사직인 회장직을 놓고 싸움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 두 후보는 한인회장 직을 봉사 직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개인의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호주 한인사회에서도 회장직을 놓고 회장에 당선되지 못한 후보가 회장의 사표를 요구하는 글을 신문에 올린 것을 본 적이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내가 속한 글쓰기 협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대다수 회원이 결정한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일과 자리를 두고 다투는 모든 일이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치인을 욕하거나 주위의 그런 일을 두고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심리인 것 같다. 떠나야 할 자리에 오래 남아 있으면 그다지 보기가 좋지 않다. 그것은 가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대학에서 일한 지도 7년이 됐다. 연말이면 업무 평가를 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갑자기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학장이 야심을 갖고 시작한 프로젝트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은데다 그 와중에 학장이 지시한 일에 답변하면서 지도교수에게 이메일을 같이 보낸 것이 학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 이메일 사건으로 학장은 나를 불러 야단쳤고, 나는 울면서 새로 임명된 호주에서 태어난 한국인에게 분노를 나눴다. 이것이 지도교수의 귀에 들어가고 지도교수가 학장에게 보고하면서 학장의 눈엣가시가 됐다. 이 모든 일이 새롭게 임명된 한국인 영어강사가 들어오면서 생긴 일이었다. 젊은 여자 강사는 너무도 적응을 잘하고 과도할 정도로 싹싹하고 상냥했다. 나는 높은 사람들의 눈에 늙고 무뚝뚝한 사람으로 비교되기 좋았다. 이례적으로 학장의 방에서 연례평가를 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리더십을 잘 하지 않으며 선취를 쥐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꾸려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CSU 본교로부터 내가 가르치는 워크숍에 로컬 호주학생을 보내는 프로젝트가 생겼다. 온라인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데 발음이 정확한 본토 영어강사가 필요한 것 같았다. 억울하지만 나의 약점이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더 발전시켜야 할 요소라고 생각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수긍했다. 남을 비난하기 전에 내가 바꿀 일이 있으면 먼저 바꿔야 바로 진정하게 힘 있는 퍼포머(power performer)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억울하다면 한없이 억울했다. 원래 학장은 새 프로젝트를 나와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규 여자 강사와 의논해 그 강사가 나에게 지시를 내리게 했다.
 
그리고 온라인 프로젝트는 애초 내 담당이 아니었다. 지도교수도 새로 온 사람과 워크숍 프로그램을 짜고 나에게는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온라인 프로그램도 워크숍 프로그램도 모두 내가 짜놓은 것을 신규 강사와 함께 조금 확장한 것에 불과했다. 리더십을 하도록 권위를 부여하지도 않고 명백히 지시한 적도 없으면서 뒤통수를 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였다. 전쟁에서 군인들이 아픔을 참기 위해 입에 수건을 악무는(bite the bullet) 것처럼 수모를 견뎠다. 왜냐하면 이런 도전들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내가 일하는 것은 윗사람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학생들에게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해 걸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정말 괴로워하고 사표를 던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 일들을 모두 해결하고 나의 약점을 극복한 후에 당당히 사표를 낼 것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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