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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11 17:28
눈부신 한국 제자리 영어교육 (2)
 글쓴이 : 신숙희
조회 : 3,117   추천 : 0  

서울대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기 전에 서울대 교수이자 학회를 책임지고 주관하던 교수에게 이메일을 미리 보내 내 소개를 간단히 하고 최근에 발간한 영어책을 소개할 수 있는 '북론치'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언급했듯이 나는 학회에 내 이론을 소개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북론치는 어느 학회든지 할 수 있게 따로 프로그램을 짜놓는다. 그런데 그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은 영어책을 쓰는 학자가 없다는 뜻도 됐다. 그렇지만 그냥 쉬는 시간이나 식사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어 소개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책만 진열해 놓게 허락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자리가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학회에 가서 그 교수를 직접 만나보고 협상하리라고 마음먹었다. 학회에 도착하니 여러 출판사에서 외국에서 발표된 영어원서 교재를 수입해 파는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그 출판사 사람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다 보니 내 책을 전시할 자리가 없다고 했다. 거기서 학회를 주관하는 주요 인사들을 만나 설득했지만 이제 모두 더 이상 새로운 이론을 배우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식의 태도였다.

 

학회의 주제가 'Making connections between meaning, function and form'이었다. 즉 어떻게 하면 의미와 문법을 함께 가르칠 방법이 있을지 모색하는 학회였다. 일본에서 온 학회의 한 주요 연사는 이제 영어교육이 문법만 따로 먼저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의미와 기능이 주가 되고 문법이 따라오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말하기 위주에서 쓰기 위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주 요지였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했던 것이고 바로 SFL 이론이 그것을 수용해 가르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그 연사조차 체계기능 언어(Systemic Functional Linguistics: SFL) 이론을 모르고 있었고 더욱이 평가(appraisal) 이론은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 무례한 이야기 같지만, 학회 책임자는 나를 비롯해 SFL의 권위자인 짐 마틴(Jim Martin) 등의 호주 학자들을 그 학회에 적어도 한 주요 연사로 초청해야만 맞는 성격의 학회였다. 발표자들도 주로 미국식 이론에 근거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석사학위를 마쳤던 한 학생이 발표한 주제는 'Discourse markers'가 어떻게 말하기에 쓰이는 가였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말할 때 쓰는 'well, I mean, of course' 등의 쓰임이 어떻게 원어민과 다른지 연구한 것이었다. 이런 주제는 미국에서 'Metadiscourse'라고 해 1980년대 이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 이론을 SFL'평가이론'하에서 본다면 새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아홉 번째로 자체적으로 SFL 학회를 자국에서 열고 있고, 일본도 네 번째로 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너무 미국 쪽으로만 치우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SFL 이론은 아주 포괄적이고 깊이가 있는 영어 이론이다. 모두 SFL을 알고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이론을 아는 일부 학자가 수용되고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효과적으로 잘되지 않았다면 다른 접근방식을 고려해 봄도 바람직할 것이다. 문제는 기득권에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안주하다 보니 그런 학자 밑에 있는 학생들도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이다. 외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중에는 제대로 학위를 받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몇몇 학자는 할리데이 이론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정도는 알고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우리나라도 한국 체계기능 언어 모임(KOREAN SFL ASSOCIATION)을 결성해 5년 안에 한국 자체에서 학회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합의를 보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조국의 자랑스러운 발전을 체험했다. 동시에 내가 사는 호주의 장점을 인식하게 됐다. 영어교육 측면에서 한국 영어교육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내가 개발한 호주 이론의 배경인 교수법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많은 좌절을 느낀 학회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내가 믿는 바를 알릴 계획이다. 반드시 언젠가는 SFL 교수 방식이 수용되고 그것이 영어교육에 많이 이바지하리라는 것을 인식하는 지도자가 있을 것이라고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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