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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19 18:49
한오백년 사자는 데 웬 성화요
 글쓴이 : 신숙희
조회 : 3,400   추천 : 0  


호주인만이 쓰는 속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표현 중 하나가 'everything will be hunky-dory'라는 표현이 있다. 이 뜻은 'everything will be all right', 'everything will go well', 'She'll be right. Everything will fall into places'라는 뜻의 '전혀 걱정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뜻이다. 뭘 부탁하면 'No worries'라는 대답도 호주인들의 낙천적인 면을 보여주는 좋은 표현이다. 그래서 호주라는 나라와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하면 가장 인생을 즐기면서 쉽게 구태여 아옹다옹하지 않고(hassle free)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만들어낸 이상적인 국가이고 또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 이민자 대부분이 정착의 어려움과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호주에 사는 이유로 마음이 편안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를 간섭하는 일이 없고 남에 대해 신경을 끄고 산다(I won't be bothered). 구태여 열심히 돈을 모아서 부를 축적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돈만 생기면 휴가에 다 써버리거나 심지어 월급을 많이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을 선호하기보다 스트레스 없는 월급이 낮은 직장을 구하는 경향 등이 그것을 말해 준다.

 

호주에서 가장 신도 수가 많은 영국 성공회 교회에 가보면 모든 사람이 청바지에다 티셔츠 등 보통 차림을 하고 언제 시작했느냐는 듯이 기도가 있고 모임이 끝난다. 모든 것이 자유롭고 도저히 형식을 싫어한다. 이 모든 현상이 호주인들의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을 대변해 준다. 이렇게 쉽게 살아가는 태도는 특히 여성들이 가사일을 처리하는 것이나 식사 초대에 가보면 느낄 수 있다. 호주인들은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할 때 'dinner' 대신 'tea'라는 말을 쓴다. '차나 한잔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가면 저녁이 나오는데 사실 우리의 관점으로 보면 차를 마신만큼 준비가 간단하다. 생일 초대나 저녁 식사 초대에 가면 당연히 주부가 왔다 갔다 식사 준비하느라고 바빠야 할 텐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처음에는 잔뜩 기대해 동양식대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리겠거니 기대했으나 남편은 미리 집에서 밥을 먹고 갈 정도로 이제 식사에 초대돼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다음 호주인의 생활 태도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런 경향과 함께 실질을 중요시하는 점이다. 교육 이론보다 실제를 생활 방식으로, 형식보다 내용과 실질을 중요시한다. 이 말은 교육을 많이 받든 안 받든 호주 사람들은 실제 일상생활에서 당하는 모든 일을 자신들이 처리하고 또 실제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아는 데이비드라는 한 호주인은 컴퓨터 공학 박사로 금요일까지 대학교수로 정신적 노동을 하는 화이트칼라지만 토요일만 되면 울릉공 뒷산에 있는 농장에 간다. 우리가 굽이굽이 돌아 농장에 갔을 때 그는 이웃 사람과 함께 키우는 소 50마리를 가둘 가금을 만들고 있었다. 소를 위해 그가 해야 할 일은 매우 많았다. 데이비드는 이런 육체적 노동이 머리를 써야 하는 자신의 직업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노후에 자신이 마지막으로 기댈 은신처로 농장을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실제를 중요시하는 경향은 호주 대학의 숙제에도 반영된다.

 

오늘도 경영학을 공부하는 한 학생이 가져온 숙제가 바로 호주 자동차 회사 홀덴이 망하여 직원을 줄여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인사과장으로 어떤 이슈에 직면할 것이며 어떻게 인사 전략을 짜야 하는지에 대해 건의해 보라는 것이다.

 

어쨌든 호주인의 낙천적이고 형식을 싫어하고 실질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비관적이고 형식적이고 진지하고 이론으로 무장돼 있던 남편에게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여유를 주게 한 것 같으며, 주위의 호주 사람들은 또한 남편을 통해 동양의 인생에 대한 진지함과 깊은 철학, 사상 등을 느낄 수 있게 한 것 같다. 낙천과 진중함, 실질과 형식을 적절하게 조화롭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금상첨화(The icing on the cake)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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